코로나 이후 모듈러 공법 확산, 대형 건설사 준비 활발
우크라, 한국에 모듈러 건축 활용 재건사업 참여 요청

영국 크로이던에 2020년 완공된 44층 모듈러 아파트의 공사 과정.(출처: HTA Design)
영국 크로이던에 2020년 완공된 44층 모듈러 아파트의 공사 과정.(출처: HTA Design)

코로나19 사태 이후 주택건설에 비대면 방식이 등장했다. 공장에서 미리 만들어 쌓는 모듈러(Modular) 공법이 확산된것 이다.

모듈러 공법은 모듈화된 부품을 공장에서 생산한 후 현장에서 조립해 완성하는 건축 방식을 의미한다. 기본 골조와 전기배선, 온돌, 현관문, 욕실 등 집의 70~80%를 공장에서 미리 만들어놓고 주택이 들어설 부지에 박스형 구조체를 운반해 레고 블록처럼 조립하는 방식이다.

모듈러 주택은 의외로 우리 가까이와 있다. 2003년 경기 성남시 신기초등학교 건물이 시범적으로 지어진 이후 학교시설, 군 시설, 업무시설, 주거시설, 판매시설 등으로 확대됐다. 최초의 모듈러 주택은 2017년 12월 준공한 서울 강서구 가양동 모듈러 실증단지다.

서울 강서구 가양 모듈러 행복주택 건설과정이다. (출처: 한국건설관리학회지 v.19 no.1, 2018년, pp.40–43)
서울 강서구 가양 모듈러 실증단지 준공 후 실내외 전경이다. (출처: 한국건설관리학회지 v.19 no.1, 2018년, pp.40–43)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와 포스코 A&C가 합작한 이 단지는 지상 4층, 6층 건물로 서울시 공공임대주택 30세대가 들어섰다.

제대로 된 공동주택도 곧 선보인다. 국내 최고층인 13층짜리 모듈러 주택인 경기 용인시 기흥구의 경기 행복주택이 1월 말 착공됐다. 경기주택도시공사(GH공사)와 현대엔지니어링이 106세대(전용면적 17m² 102세대, 37m² 4세대) 규모로 짓고 있고 2023년 7월 입주 예정이다. SH공사와 현대엔지니어링이 짓는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행복주택은 지하 3층, 지상 12층, 246세대로 2023년 8월 준공 예정이다. 또 발주를 앞두고 있는 서울 중랑구 신내4 컴팩트시티는 15층 높이, 990세대의 공공임대주택이다.

그동안 모듈러 주택은 내화·방수·하중구조 등 기술및 안전 문제 때문에 6층 이하로만 지어졌다. 13층 아파트 건축이 성공하면 40층 높이의 고층 아파트도 추진된다. 이때는 불이 나더라도 자재 등이 3시간 이상 견뎌야 하는 내화성능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모듈러 주택은 현장 작업을 최소화하며 현장과 공장에서 동시에 공사 진행이 가능해 종전보다 공사 기간을 20~50% 이상 단축할 수 있다. 또 대량생산이 가능해 건축비용이 절감되며, 주택 부품의 70% 이상을 공장에서 생산해 인건비와 공사비를 크게 낮출 수 있다.

규격화된 자재 사용, 이축, 재설치와 같이 모듈을 재활용할 수 있어 건설폐기물 발생량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친환 경적이다. 날씨, 소음으로 인한 민원 등 환경적인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아 건축이용 이하다.

기본적인 구조물과 내·외부 마감재를 공장에서 시공하기 때문에 고위험 작업으로 인한 안전문제를 줄일 수 있는 동시에 전문 인력의 정밀 시공으로 높은 품질의 생산이 가능하다.

안용한 한양대 건축학부 교수는 “모듈러 건축이 가진 다양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장애물이 많아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진단한다. 그는 모듈러 건축의 약점으로 △기술력의 한계 △전문인력 부족 △협소한 시장환경 △미흡한 발주 프로세 스 △제도적 미비함 등을 꼽는다.

영국 크로이던에 2020년 완공된 44층 모듈러 아파트의 공사 과정.(출처: HTA Design)
미국 브루클린에 2016년 완공된 고층 모듈러 32층 아파트의 공사현장이다. 공장에서 만들어진 모듈을 현장에서 조립 중이다. (출처: SHoP Architects)
미국 브루클린에 2016년 완공된 고층 모듈러 32층 아파트의 외부·내부 전경이다. (출처: SHoP Architects)

유럽과 미국에서는 모듈러 건축이 훨씬 대중화돼 있다. 고층 아파트도 등장했다. 미국 브루클린에 2016년 완공된 최초의 고층 모듈러 32층 아파트, 2020년 영국 크로이던에 지어진 44층 모듈러 아파트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은 신규주택 중 모듈러 주택이 45%를 차지할 정도로 시장이 확대됐다. 미국과 유럽에서 모듈러 건축시장이 2030년 약 1300억 달러(약 170조 원) 규모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다.
국내 대형 건설사들도 모듈러 건축사업을 활발히 준비 중이다. GS건설은 2020년 8월 자회사 자이가이스트를 설립했다. 같은 해 약 2000억 원을 투자해 폴란드 목조 모듈러주택 전문회사 단우드와 영국의 철골 모듈러 전문회사 엘리먼츠를 인수했다.

신흥동 주민센터 어울마당의 전경이다. (출처: 금강공업)

금강공업은 경기 부천시 신흥동주민센터, 충남 LH 천안두정 행복주택 등을 지으며 모듈러 건축 실적을 쌓았다. DL이앤씨는 2017년 아파트 옥탑에 설치되는 엘리베 이터용 구조물에, 2020년 아파트 경비실 공사에 모듈러 공법을 도입해 종전에 두 달 이상 소요됐던 공사를 30분 만에 마쳤다.

김승일 DL이앤씨 모듈러&PC 기술개 발담당 차장은 “조립식 건물은 과거에는 저렴하다고 인식됐지만 실제로는 최신 기술이 접목된 혁신의 집약체”라고 말했다.

모듈러 건축은 전후 복구에서도 한몫할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와 전쟁을 치르고 있는 우크라이나 정부는 한국 정부에 모듈 방식을 활용한 도시재건사업협력을 요청했다.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와 우크라이나 의원들은 7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전쟁으로 기반 시설의 95%가 파괴된 마리우폴시에서 모듈러 건축을 활용한 재건 사업에 참여할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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