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사 근로자 50인 이상인 위탁단지 18일부터 적용
미설치・기준미달 시 과태료…직원들은 “안내 못 받아”

 

경기도 A아파트 경비초소에 마련된 휴게공간. 경비원들은 휴게시간이면 이 공간에 올라가 휴식을 취한다. [사진=고경희 기자]
경기도 A아파트 경비초소에 마련된 휴게공간. 경비원들은 휴게시간이면 이 공간에 올라가 휴식을 취한다. [사진=고경희 기자]

 

2005년 준공된 경기도 A아파트의 경비원들은 단둘이 24시간 격일 근무를 하다 보니 제대로 된 휴게시설은 꿈도 못 꾼다. A아파트 경비초소에는 책상 옆에 한 사람이 간신히 누울 수 있는 공간이 있다. 허리를 최대한 숙여야 들어갈 수 있는 이 작은 공간이 경비원 휴게공간이다. 경비원들은 세 차례 총 12시간의 휴게시간에 그곳에서 잠을 잔다.

앞으로 A아파트와 같이 경비원 휴게시설을 경비초소와 겸하거나 열악한 환경의 시설을 제공하는 공동주택과 관리업체에 과태료가 부과된다. 하지만 정작 공동주택에서 이 사실을 인지하지 못해 현장에 적용되기까지 마찰이 발생하고 기간도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안전보건법령 개정에 따라 18일부터 상시근로자 50인 이상 아파트는 경비원 및 청소원 등 2명 이상 고용 시 면적, 온도, 조명 등 기준에 맞는 휴게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상시근로자 10인 이상 사업장의 경우 내년 8월부터 적용된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휴게시설 설치 의무는 자치관리 아파트의 경우 입주자대표회의, 위탁관리의 경우 관리업체에 주어진다. 상시근로자 인원 기준은 위탁관리면 위탁업체 소속 근로자 수를 기준으로 한다.

경비용역업체와 계약을 체결하더라도 자치관리인지, 위탁관리인지에 따라 책임자가 달라진다는 것이 고용부의 설명이다. 경비용역계약과는 별개로 근로자가 50명을 넘지 않는 대다수의 자치관리단지는 내년부터 설치 의무를 지게 된다. 위탁관리단지는 관리업체가 사업장당 5명씩 10곳만 수주해 총 50명을 넘기면 18일부터 설치 의무를 진다.

하지만 아파트 관리사무소와 경비원들은 이런 내용을 안내 받지 못했다며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이다. 휴게시설 설치 의무화에 관한 고용부의 정책홍보와 현장 대비가 부실한 탓이다.

경기 용인시 모 아파트 관리사무소장 B씨는 “법령 개정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위탁관리업체에서 특별히 안내한 바가 없어 별일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대한주택관리사협회는 “고용부에 법령 개정에 관한 건의를 하면서 위탁관리 시 상시근로자 산정 기준은 사업장(공동주택)별로 적용된다는 답변을 얻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고용부는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개별 사업장이 아닌 위탁관리업체 소속 상시근로자 인원에 따라 휴게시설 설치 의무가 부여된다’고 설명했다. 고용부 측 설명이 크게 달라진 것이다.

임한수 대주관 정책국장은 “고용부는 공동주택 관리방식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여서 휴게시설 설치 의무를 어떻게 적용할지 방향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 국장은 소규모 공동주택과 공동주택이 빽빽하게 들어선 1기 신도시의 경우 단지 내에 경비원 휴게시설을 설치할 만한 여유 공간이 없다는 현실적인 문제도 거론했다. 기축 공동주택, 소규모 공동주택에 일률적으로 법령을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대주관과 관리현장은 경비원 휴게시설 설치 기준에 대한 고용부의 구체적인 법령해석을 기다리고 있으나 고용부는 시행일까지 열흘도 남지 않았는데도 해석을 내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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